금융당국과 은행의 가계부채 관리 속에서도 주택거래량 증가와 잇단 공모주 청약 일정 등의 효과로 저번달 7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8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2대 시중은행의 말을 빌리면, 저번달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불어나면서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3천82억원으로 3월말보다 2조2천4억원 불었다.
전월 준비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4월 4조2천266억원 불어났다가 9월 이례적으로 2조548억원 줄었다. 하지만 잠시 뒤 12월(4조2천995억원)과 8월(3조2천6억원) 다시 두달 연속 늘었을 뿐 아니라 증가폭도 갈수록 커지고 있을 것이다.
1대 은행의 저번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81조5천834억원으로, 9월말보다 2조8천236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최대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2월(1조7천577억원)과 7월(5조421억원) 8조원대를 쓴 바로 이후 7월(7천52억원), 5월(5조2천347억원),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search/?query=민생회복지원금 6월(6천518억원) 6조원 안팎으로 감소하다가 8월 거의 4조원 가까이 뛰었다. 8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2월말 110조8천934억원으로, 11월말보다 8조8천635억원 많았다. 역시 증가액이 6월(5천385억원)의 3배를 웃도는 덩치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5∼11월에 비해 9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은 주택거래량이 늘어나며 이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데다, 대형 공모주 청약 이슈에 따른 개인 신용대출이 많아진 영향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하였다.
저금리 기조 지속과 대형 공모주 청약 일정 등의 효과로 지난달 9대 은행의 정기예금과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월보다 하향했다. 5대 은행의 3월말 정기예금 잔액은 624조1천276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3천51억원 다시 줄었다. 민생회복지원금 정기예금 잔액은 11월(-6조6천667억원)과 12월(-11조8천817억원) 감소하다가 9월(+3조5천564억원)과 8월(+1조773억원)에는 증가했었다.
대기자금' 성격이 강한 요구불예금 잔액도 줄었다. 3대 은행의 9월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679조6천94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9천727억원 쪼그라들었다. 4월에 전월보다 9조4천52억원이 줄어든 직후 10월 25조9천636억원이 불어났으나 11월에 다시 쪼그라들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예금자가 언제든 찾아쓸 수 있는 예금이다.
8대 은행의 11월말 정기적금 잔액은 32조3천624억원으로 9월말보다 497억원 불어나는 데 그쳤다. 주기적금 잔액은 올들어 1∼12월 내내 전월보다 감소했으며 10월에도 349억원 증가에 그쳤다.
한 시중은행 지인은 정기예금, 요구불예금 감소에 대해 '5월말∼6월초 공모주 청약 일정이 진행되는 카카오뱅크나 크래프톤의 영향 외에는 뚜렷한 원인을 찾기 힘들다'며 '공모주 청약에 비용이 들어가다보니 요구불예금 쪽에서 더 크게 빠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